Convergent Cube
webcam, PC, projector, 2005
Remake Corea 展 / Space C 갤러리 / Space C 개관기획
평생도(平生圖)에서 전개되는 각각의 상황들은 대체적으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로 양분화 되어 있다. 주인공은 그 그림의 주제에 맞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주변 인물들은 주인공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. 주인공은 곧 그 그림의 주제를 말하는 주체가 되고 주변 인물들은 그 주제로 시선을 모아줌으로써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더욱 선명해 진다. 당시의 사람들은 이 평생도를 집에 놓고 두고두고 지켜봄으로써 자신들의 삶과 일치시키는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. 이처럼 평생도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보여 지는 수렴현상은 모두 주인공을 향한 등장인물들의 시선에 의해 해석될 수 있다. 또한 이 시선은 그림 속 주변인물과 자신들을 동일시 한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다. 이러한 각각의 cell에 mapping된 그림들은 주제를 향한 시선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층이 형성된다. 한 곳을 반복해서 바라보고 어느 한 주제에 집중한다는 것은 하나의 점을 만들고 그 점으로 시선들이 모여지는 일종의 수렴현상이다.
현대 한국 사회에서 평생도는 이미 그 존재의미가 희박하다. 사회가 변화한 만큼 사람들의 인생관과 목적 또한 다양해졌다. 하지만 거기에도 공통된 평생도와 같은 그 무엇은 있다. 그것은 바로 ‘속도’가 아닐까 한다. 뭘 하든 어떻게 하든 빠른 것을 좋아하고 원한다. 사람들의 개성이 다양해지고 직업과 문화가 복잡해졌지만 모두가 바라보는 시선은 오히려 하나의 점으로 모여진 듯 하다. 빨라 달려보거나 차를 타고 속도를 내 보면 현대의 풍경엔 이런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. 빠른 차를 타고 달리면 주위의 시야가 좁아지면서 자연히 하나의 점이 생기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. 속도가 빠를 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수렴이다. 현대인들의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모습들은 그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두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 속도를 내면 낼수록 그 점으로 빨려 들어갈 듯 보인다. 무엇이든 올인(all-in) 하는 강박관념은 과거 평생도를 보며 그 그림에 집중하고 따르려 했던 그것과 닮아 있다. 어쩌면 그 때의 평생도를 간직해 왔던 관념의 연장일지도 모른다.




